2018.09.18

"같이 상상하여 가치를 찾고 창조하여 공유하기"

국제리사이클링 아트전 국제리사이클링 아트전
지난 9월 6일은 ‘자원순환의 날’이었습니다. RN환경부와 한국폐기물협회에 의해 2008년 처음 지정된 자원순환의 날은 폐기물도 소중한 자원이라는 인식을 높이고, 생활 속 자원순환 실천의 중요성과 의미를 널리 알리기 위해 지정되었습니다. ‘9’와 ‘6’이 뒤집으면 똑같을 정도로 닮은 것처럼 우리 주변의 모든 자원들은 돌고 도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RNRN대한제강 또한 버려지는 고철을 녹여서 철근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순환’의 과정은 예술작품으로도 승화됩니다. 부산시청에서 진행된 국제리사이클링 아트전에서는 폐자원을 재활용하여 만든 다양한 예술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본 전시를 기획했던 ‘GACHI예술운동’의 대표 김정주 작가를 통해서 혼자가 아닌 같이 가치를 재창조 해나가고, ‘순환’을 예술로 재구성한 스토리를 들어보았습니다. RNRNRN리사이클링 아트(RECYCLING ART) 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 RN일본유학시절 아버지의 정년퇴임소식을 들었습니다. 어느 날 파티에 갔다가 버려지는 와인 코르크 마개가 너무 예뻐서 주머니에 넣고 다녔는데, 와인코르크마개를 보니 아버지 얼굴이 오버랩 되더라구요. 와인을 마실 때 그간의 코르크의 대단한 역할을 잊고 버려지는 게 꼭 아버지 같아서 눈물이 났죠. 그 때부터 아버지를 위한 작품을 해봐야겠다고 결심했고, 떨어진 볼펜 깍지, 라디오 부속 등 예전에 어떤 중요한 기능을 했지만 이제는 소용이 없다고 길에 버려진 것들을 주워 작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들로 라는 작품을 만들었고, 일본 공모전에서 입상도 했습니다. 모든 사물과 사람이 존재하는 이유를 오롯이 느끼니 세상이 조금 달라보이기도 했습니다. 두 아들이 저를 위해 작품에 오브제로 쓰라고 길에서 이것저것 주워 오기도 하는데, 이 작품으로 삼대가 연결되니 이 또한 큰 의미가 있고요RNRNRN리사이클링 아트 작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RN버려진 폐자원을 미술 재료로 순환시켜 의미를 전하고자 체험, 교육, 전시를 진행합니다만, 재료가 쓰레기라 생각되어서인지 허투루 쓰는 경향이 많고, 쓰레기로 만들었다고 가볍게 여기는 것이 속상합니다. 재활용하여 미술 재료로 되기까지는 선별, 세척, 가공 등으로 준비의 과정이 많은데도 말이지요. 어떻게 보면 새 재료보다 더 많은 시간을 요하고 적절한 표현을 위해 예술적 고민도 더 필요한 것이 바로 리사이클링 아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RNRNRN ‘GACHI 예술운동’에 대한 설명 부탁 드립니다. RN일본 공모전 입상 후 다양한 사람과 교류하며 개인에 국한된 예술활동에서 공동체를 위한 예술활동을 해보잔 마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예술문화를 마음껏 향유할 수 없는 문화소외계층에 관심을 두고, 버려지는 폐자원들을 새로운 가치로 재창조하는 작업. 이런 일들을 함께 하기 위해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가치 있는 일을 시민과 같이 하는 비영리민간단체 ‘GACHI 예술운동’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RNRN문화예술활동을 통해 '같이 상상하여 가치를 찾고, 같이 창조하여 가치를 공유'하자는 슬로건 아래 ‘GACHI 상상’ 에서 사회에 가치 있는 일들을 스터디와 포럼으로 연구하고, ‘GACHI 찾기’ 에서는 생활 속 가치를 찾고 부산의 가치를 문화예술로 찾아보며, ‘GACHI 창조’ 에서 가치 있는 창작을 위한 WORKSHOP과 전시를 진행합니다. ‘GACHI 공유’ 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GACHI ART페스티벌을 진행하고 마을미술, 공공미술, 문화예술교육 및 체험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습니다.RNRN오는 10월 9일 사랑海 부산 프로젝트로 ‘비치코밍(BEACHCOMBING)’을 가덕도 에서 진행합니다. 비치코밍은 ‘해변을 빗질한다’라는 뜻으로 해안가에 밀려온 바다 표류물, 해양쓰레기 등을 수거하는 행사입니다. 생활 속 폐품들이 바다로 유입되어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며 아름다운 자연환경도 해치게 되므로 뜻있는 시민들과 부산 해안가를 청소하며 수거된 물건들을 이용해 리사이클링 아트 체험과 바다와 어울리는 뮤지션의 공연 그리고 그 지역의 지명 유래와 역사를 알아보는 가치 있는 다양한 문화예술향유의 프로젝트입니다.RNRN
해변가에서 비치코밍 작업 중인 모습 해변가에서 비치코밍 작업 중인 모습
그간 해오신 작업이력 (공공미술프로젝트, 교육, 행사 등)을 들려주세요. RN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신나는 예술여행’ 공예체험 우수단체로 선정이 되었고 공공미술 시범사업, 지역문화예술교육 활성화 사업, 바다 미술제 축제행사 감독, 부산과 그 지역의 특성을 살린 공공미술과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지속 가능한 마을공동체도 일궜습니다. 나가사키 미술관의 리사이클링 아트 특별 강의, 감만 아트페스티벌기획, 범일동 호랭이마을 행복마을 사업, 감만동 가치의 재생 프로젝트, 영도깡깡이 마을 골목정원프로젝트, 감천문화마을 마을미술 프로젝트, 아미동 아미팜 프로젝트, 광복로 사운드 벤치 프로젝트 등을 기획하여 왔습니다. RNRN현재는 2년 전 부산시 기후환경국 자원순환과와 부산환경공단의 협력으로 만들어진 생곡자원순환특화단지 내 부산자원순환협력센터의 ‘GACHI 공작소’로 공간을 옮기며 더 활발해졌습니다. 음식물 쓰레기와 폐자원, 재활용품이 들락거리는, 흔히 이야기하는 혐오 시설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폐자원을 재료로 하는 리사이클링 아트스튜디오 (폐목, 폐섬유, 폐지, 폐플라스틱, 폐금속, 폐유리, 도자...)가 구성되어 가족공작소라는 이름으로 연령별, 재료별 강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신청하시면 재료비만으로 예술가들과 같이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실 겁니다. RNRN올해로 7회째 맞이하는 국제리사이클링 아트 전시회도 꾸준히 진행 중입니다. 일년에 한 번씩 GACHI ART 페스티벌을 개최하는데 지난해에는 버려지거나 사용하지 않는 의자를 예술가와 같이 리폼하는 ‘아트벤치’를 테마로 올해는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작품전시와 플라스틱 유해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테마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RNGACHI아트페어도 개최하고 있습니다. 작품 가격의 거품을 빼기 위해 작가에게 전액을 주는 페어로 어느 학교 출신, 무슨 상 수상자, 현직 등의 타이틀을 떼고 작품을 걸어서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솔직히 수용하고 권위에 기대지 않는 가치예술운동을 지향합니다. RNRNRN부부가 함께 활동 하고 계신 것으로 아는데, 활동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신가요. RN아내 조영희 작가에게는 늘 감사합니다. 지금 중학생인 둘째가 태어난 즈음에 <크래프트 스토리>라는 작은 갤러리&공방을 운영했습니다. 저희 부부는 서울에는 있는데 부산에는 없는 문화, 외국에는 있는데 부산에는 없는 문화 그리고 부산다운 문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크래프트 스토리>로 한, 일 문화교류프로젝트와 신진작가들과 시민을 잇고 미술을 삶 속으로 끌어 오길 원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생활 미술과 커뮤니티아트에 초점을 두고 8년간 운영했습니다.RNRN부산의 새로운 문화를 위해 그때는 저희 둘이 대학 강의로 벌어서 거기 쏟아 부으며 전시, 강좌, 파티, 행사 운영도 모두 도맡아서 재미있게 진행했습니다. 아내는 둘째를 업고 매일같이 갤러리에 함께 했죠. 힘든 여건속에서도 부산에는 없던 예술가 공동체의 시스템을 형성해서 당분간 달려가보자 서로를 격려했지만, 시작한 일이 스트레스로 다가 올 때도 많았고 그것을 아내에게 다 쏟아 붓고 있음에도 이해를 해주는 점이 참 고맙습니다. RNRN같은 분야에 있는 아내와 추구하는 색깔이 비슷하고 아내의 아이디어가 맘에 들 때가 많습니다. 공감과 협력이 너무 잘 되어서 가끔은 이러면 발전이 없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웃음) 마음도얼굴도 예쁘지만 친절하여 오늘같이 이런 전시가 있을 때면 저에겐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아요. 모두 조영희 작가만 찾더라구요(웃음)RN
김정주 작가(좌),  아내 조영희 작가(우) 김정주 작가(좌), 아내 조영희 작가(우)
앞으로의 계획은RN저는 아직도 나이를 물어보면 멈칫합니다. 27세란 나이에서 머물러 있는 것 같아요. 아직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이젠 선택과 집중을 해야할 때인 것 같아 아쉽기도 합니다. 가치 있는 문화예술활동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성하여 예술가들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여 실행하고 시민들은 건전하고 가치 있는 문화향유를 통해 실천하는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습니다.RN부산의 각 지역별 특성을 살리고 그 지역 주민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연구하여 예술가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예술활동을 마음껏 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고령화 마을에는 어르신들을 위한 스트리트퍼니쳐, 아이들을 위해서는 친환경 놀이터, 그리고 가족, 이웃, 친구간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 내는 공공예술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싶네요.RNRN**조영희 작가 : ‘가치아트(GACHI ART)’가 후세에 고유명사로 등록되어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RN작업실에 틀어박혀 혼자만의 작업 세계에 빠져있는 예술이 아닌 사회와 소통하고 사람들과 가치 있는 일들을 만들고, 향유하는 그런 예술활동을 하고 싶어요. 누구나 예술을 하는 커뮤니티아트로.”RNRNRN지역 혹은 기업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RN둘이서만 GACHI 예술운동을 진행하기에는 힘에 부치다 보니 예술인공동체인 ‘GACHI예술협동조합’을 만들게 되었고, GACHI공작단과 같은 청년문화예술기획, 서포터스도 만들게 되었습니다. 젊은 친구들에게 베풀고 나누고 리사이클링 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것인지를 보여주고 싶은데, 현실은 그렇지 못 할 때가 많습니다. 현실적인 여건과 어려움에 부딪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후배들이 이건 힘든 일이구나, 라고 생각할까 두렵습니다. 그들도 자신의 진로나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불안해 할 때이기에 뜻이 맞다고 하여 함께 하자는 강한 확신을 주고 붙잡을 수 없는 현실이 많이 힘든 부분입니다.RNRN시민들에게 문화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 시작한 일인데 어느덧 서류작업, 정산만 하고 지원공모에만 기대고 있는 현실도 많이 아쉽습니다. 같이 즐거운 예술활동을 했으면 하는데 재정적, 제도적 지원이 열악한 현실이다 보니 기관 및 기업에서 이러한 공동체를 위한 가치예술활동에도 관심을 가지고 안정적인 메세나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RNRN